어느 분만 의사의 1년
가끔 TV를 돌려보다가 감동 받을 때가 있다.
오늘도 그런 날이었다.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미 방송된 지 1년 된 것을 오늘 재방송으로 본 것이었다.
산부인과 의사로서, 자신의 소신을 30년간 지켜온 그는 과잉진료를 하지 않고, 가능하면 산모가 자연분만하도록 유도하는 의사다. 한 달에 15건의 분만이 있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는데,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산모가 많지 않아, 그의 빚은 벌써 7억 원이나 있다.(그 중엔 동료의 의료사고로 인한 빚도 있다고 한다)
대형병원에 취업하면 연봉을 2억원 이상 받을 수 있지만, 소신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서 적자를 감당하면서도 병원을 꾸려간다. 가끔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없을 때도 있지만, 그의 곁에는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도 있다. 그 직원들은 원장님이 자원봉사자라고, 받아야 될 돈을 안받는다고 말한다.
그의 곁에는 그의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들과 아이들이 있고, 그는 산부인과 의사가 경제적인 부분과 고되다는 점만 빼면 참 보람된 직업이라고 말한다.
그는 병원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고(바로 구독했다. www.youtube.com/channel/UCxPSdajCPBJCWK0NobkEtgw), 방송은 월 분만자가 16명이 넘었다면서 희망적으로 끝맺는다.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나처럼 방송을 본 사람들이 많은지 구독자 1.8만명에서 현재 2만명이 넘었다.
돈이 최고인 인성파탄자 의사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런 의사를 방송으로 보게되다니. 이국종 교수 이후로 2번째인 것 같다.
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. 나에게는 소신이란게 있는가. 나에게는 지키고 싶은 정신이 있는가. 반성하게 된다. 다시 고민에 빠졌다. 어떻게 살 것인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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